중국 송나라의 임희일(林希逸)이 저술한 『노자(老子)』의 주석서(註釋書)를 조선시대에 경자자(庚子字)로 인출하여 엮은 책이다. 임희일이 저술한 『노장열삼자구의(老莊列三子口義)』 중의 하나로, 『노자』의 내용을 말로 설명하듯이 쉽게 서술한 ‘구의체(口義體)’문장으로 풀어서 엮은 것이다. 임희일은 송나라 복주(福州) 복청(福淸) 사람으로 자는 숙옹(肅翁) 또는 연옹(淵翁)이고, 호는 죽계(竹溪) 또는 권재(鬳齋)다. 이종(理宗) 단평(端平) 2년(1235) 진사가 되고, 순우(淳祐) 연간에 비서성정자(秘書省正字)와 고공원외랑(考工員外郞)을 지냈다. 시(詩)·서(書)·화(畵)에 모두 뛰어났으며, 중서사인(中書舍人)까지 올랐다. 저서에 『역강(易講)』과 『춘추정부편(春秋正附篇)』, 『권재고공기해(鬳齋考工記解)』, 『노장열삼자구의(老莊列三子口義)』, 『죽계고(竹溪稿)』, 『권재속집(鬳齋續集)』 등이 있다. 『노자권재구의』는 전해지는 것이 드문 희귀본이다. 『노자』에 대한 주석서는 수없이 많지만 본문 만큼이나 주석도 난해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하여 임희일이 지은 『노자권재구의』는 서명에서 밝혔듯이 말로 설명하듯 쉬운 구의체 문장으로 분명하고 뚜렷하게 서술하여 초학자들이 이해하기에 쉽다는 평을 받으며 동양에서 널리 읽혀졌다. 이 『노자권재구의』는 우리나라에서 계미자(癸未字)에 이어 두 번째로 주조된 경자자로 찍은 판본이다. 또한 결장(缺張)이나 훼손된 부분이 없이 전권(全卷)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책의 구성은 발제(發題), 상권, 하권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본문에 해당하는 상권은 37장, 하권은 44장이며, 상하 모두 81장으로 되어 있다. 반곽(半郭)의 크기는 22.6×15.2㎝이다. 변란(邊欄)은 사주쌍변(四周雙邊)이고 계선이 있으며, 본문의 행자수는 11행 21자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하백구(上下白口)에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로 되어 있다. 판심제(版心題)에는 ‘노자’ 두 글자가 있다. 본서는 갑인자(甲寅字)가 주조된 1434년(세종 16) 이전에 간행되었다는 사실로 볼 때 늦어도 15세기 전반에는 인출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자자 인쇄본으로서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 인쇄술과 판본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Colloquial Commentaries on Lao-tzu written by the Song Dynasty scholar-official Lin Xiyi was carved into wooden plates using Gyeongjaja types and made into a book in the Joseon period. This book has been meticulously cared for and remains in perfect condition. Based on the fact that the main book was published before 1434 when Gabinja types started to be used, it is estimated to have been made in the early 15th century at the latest. This book is another crucial artifact in the study of metal-type printing technology from this 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