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칠금동 유적에서 확인된 20기의 제련로는 하층, 중층, 상층의 3개층에서 확인되며, 이중 2기 이상의 중복 축조양상이 두드러진다. 본 유적의 지반층은 점성이 강하나 수분이 다수 함유된 점토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층은 이러한 기반층을 굴착해 조성하였고, 노가 폐기된 후 폐기층 퇴적과 노 재축조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습기가 많은 점토로 이루어진 지반층과 폐기층 위에 축조해야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는지 보통의 제련로에서 확인되는 하부구조 이외에 별도로 한 번 더 굴착해 지하구조를 설치한 양상이 확인된다. 즉, 지반층 내지 폐기층에 넓게 굴광을 하고 점토를 일부 채운 후 바닥에 목재를 깔고(목조시설), 다시 목조시설의 외곽으로 둥글게 말뚝을 박음(말뚝시설). 그리고 점토를 다 채우고 그 가운데 다시 굴광하여 노의 직접적인 하부시설과 반지하실 노바닥, 노벽체를 형성함. 지반층 내지 폐기층을 굴광하고 점토를 채운 층을 기반 점토층이라 명명하였는데, 목조시설과 말뚝시설은 방습의 목적과 함께 노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던 목적이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제련로의 크기는 내경 기준으로 110~150cm로 여느 백제 제련로들과 마찬가지로 대형에 속한다. 조업이 반복되면서 노벽 안쪽으로 슬래그가 점차적으로 용착되면서 노의 내경은 최초 조업시보다 좁아지는 것이 확인된다. 제련로의 방습시설 역할을 하는 하부구조는 주로 숯, 모래, 점토 등을 이용하나 모두 동일하지 않고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제련로가 조성된 층위와 기반 상황, 하부구조를 구성하는 재료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칠금동 제철유적에서는 중복양상을 보이는 제련로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노의 중복 양상은 기반 시설의 재사용을 통한 시간, 노동력, 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칠금동 유적의 위치가 제철 생산 및 유통을 위한 최적의 위치라는 엄청난 지리적 이점에 비해 면적이 좁아 장기간 조업을 하기 위해서 공간의 재사용은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배소로로 추정되는 소성유구와 구,(溝) 점토채굴장, 철광석 파쇄장 등 관련 시설 등이 함께 확인되어 조업의 경관을 복원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