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은 줄여서 『화엄경(華嚴經)』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기본 사상으로 하고 있다. 천태종의 근본경전인 『법화경(法華經)』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 확립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불교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구인사 소장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은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때 부처님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을 극복하고자 만든 초조대장경 가운데 하나로, 당(唐)의 승려 실차난타(實叉難陀, 652~710)가 번역한 『화엄경』주본 80권 중 권 제29이다. 1011년(현종 2)에 거란의 침입때 판각을 시작하여 10여 년 동안 판수제 등 개보판 대장경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1권 1축으로,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으로 종이를 길게 이어 붙여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초조대장경은 이후에 만들어진 해인사대장경과 비교해 볼 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먼저, 해인사대장경에 비해 새김이 정교하고 먹색이 진하다. 두 번째로, 행의 자수(字數)가 14자로 해인사본의 17자와 분명하게 구분되는 특징도 보인다. 세 번째로, 간행연도를 적은 기록은 없으며, 군데군데 피휘(避諱)와 약자(略字)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초조대장경은 책의 장수를 표시하는데 있어서 대체로 ‘장(丈)’자나 ‘폭(幅)’자를 쓰는 데 비해 해인사대장경은 ‘장(張)’자로 통일되어 있다.
This Avatamsaka Sutra (The Flower Garland Sutra) preserved in Guinsa Temple is part of the original Tripitaka Koreana which was created during the reign of King Hyeonjong (r. 1011~1031) of Goryeo to implore the Buddha to help thwart the invading Khitans. This is the twenty-ninth of the eighty total volumes making up the Zhou version of the Avatamsaka Sutra, translated into Chinese by the Tang monk Shichanantuo (652~710). As a surviving volume of the first Tripitaka Koreana, printed in the early 11th century, this sutra is of inestimable value.